예화
예람지기 2013.11.28 04: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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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성 크리소스톰이 자기 교구내의 가장 외진 곳을 방문했습니다. 그곳은 워낙 외진 곳인 데다가 오랫동안 사제가 없어서 그 곳에 사는 한 농부를 최선을 다해 교육시킨 다음 사제로 세우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는 콘스탄티노플에 돌아온 뒤로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자격도 없는 사람을 내가 사제 자리에 잘못 앉힌 게 아닐까?’ 그래서 그는 다시 그 곳에 가서 몰래 예배 시간에 참석해 보기로 했습니다. 큰 기둥 뒤에 숨어 그 농부 사제가 어떻게 자기 책임을 다하는가를 살펴보았습니다. 지켜보는 동안에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는 그토록 간절한 기도를 드리는 사제를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습니다. 짧은 설교를 하는 동안에 그의 얼굴은 환한 광채로 빛났고, 그의 한 마디가 성도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예배가 끝나자 성 크리소스톰은 제단 앞으로 나아가 농부 사제에게 축복해 달라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농부 사제는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이 바로 주교인 것을 알자 깜짝 놀라면서 거절했습니다. 대주교는 “당신처럼 뜨거운 사랑을 가슴에 안고 예배드리는 사람을 본 적이 없소.”라고 말하자 “주교님! 그럼, 다른 식으로 예배드릴 수도 있단 말씀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올바른 마음 자세를 대주교는 농부 사제에게서 배운 것입니다.